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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유치원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라는 책을 함께 읽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꼭 한번 그 책을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아직 읽고 있는 중이지만 참 재미진 내용에 금방금방 책장이 넘어갑니다^^

그뿐 아니라, 책을 읽으며 우리가 얼마나 아이들에게서 놀터와 놀틈을 빼앗고 있는지 반성또한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예전에 우리 반 아이들이 너무나 기발하고 재밌게 노는 모습을 찍어놓은 사진들이 떠올랐습니다.

집짓기 블록으로 청소기, 가마, 카메라 등을 만들어 노는 아이들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우리 아이들은 주변의 모든 것을 놀잇감으로 만들어 놀이를 합니다. 사실, 처음에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유치원에 왔을 때 많이 놀랐습니다. 의자와 책상을 모두 꺼내어 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블록을 들고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다른 유치원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저의 눈도, 마음도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잘 노는 아이들이 정말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들이라는 말을 믿으실런지요~? 저는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 그 말을 실감합니다. 놀면서 배우고 자기가 배우는 지도 모르면서 배워나갑니다. 평범한 유치원교사라면 책상을 뒤집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뭐라고 이야기 할까요? "아이가 참 산만하고 교실의 규칙을 잘 지키지 않습니다" 라고 부모님께 딱 잘라 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상을 뒤집어 놀고 쓰던 종이를 재활용해 안경과 팔찌를 만든 아이들

 

쓰고 남은 색깔 종이들을 모아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는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무한한 상상력이 춤출 것입니다.  책상을 뒤집어 친구, 또는 혼자서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노는 아이들에게는 그들만의 공간이 생긴 만족감으로 가득찰 것입니다. 요즘 학부모님들께서 가장 걱정하시고 상담을 하고 싶어하시는 부분도 친구관계입니다.

 선생님~우리 0 0 는 친구들과 잘 놀아요? 괴롭히는 친구는 없나요? 친구가 잘 안 놀아준다고 하는데 친구가 없나요? 매일 혼자 논다고 하는데 ... 그런가요?

이런 질문에서 시작해서 끝없이 친구관계를 세부적으로 질문하십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서도 잘못된 부분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친구는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노는 것입니다.

 하지만 친구가 놀아주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아이때문에 고민이라는 부모님들의 말씀은 잘못된 것입니다. 또한 혼자 노는 것도 저는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혼자 잘 노는 아이가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 노는 것을 못하는 아이는 친구들과 놀 때에도 어떻게 놀아야하는지 방법을 잘 모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지는 것이 싫고 술래하기 싫어 친구들과 게임이나 놀이하는 것을 안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놀이를 하면서 수도 없이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고 죽고 다시 살아나기를 합니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다른 일에서도 패배를 했을 때 그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방법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보물지도를 만들고, 엄마아빠 놀이를 하는 아이들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까지 학원다니느라 학습지 하느라, 놀 시간이 없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놀기도 모자란 시간에 늘 여러가지 공부에 삶이 묶여 있는 아이들입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이 그 위험해 보이는 길에서 인라인을 타는 이유도 너무나 놀고 싶은 마음들을 분출해내는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은 놀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놀아야 합니다. 왕따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놀이는 꼭 있어야 합니다. 모르는 사이도 가깝게 해주는 놀이! 성격도 바꾸어 줄 수 있는 놀이! 친구를 사귈 수 있게 해주는 놀이!

아...놀이는 정말 우리 아이들에게 뗄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놀이를 찾아주세요~아니!놀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by 엉뚱유리 2014.01.14 20:30
  • 마산 청보리 2014.02.07 12:58 신고 ADDR EDIT/DEL REPLY

    선생님 ~~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리겠습니다.^-^

  • 김용만 2014.02.14 13:41 신고 ADDR EDIT/DEL REPLY

    새글을 보여 달라!! 새글을 보여 달라!!!^---^

 놀면서 크는 아이들

우리 유치원 아이들의 하루 일과는 친구들, 동생들, 언니,오빠,누나, 형들과 노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 교실과 저 교실을 두루 누비고 다니며 서로 아침인사도 하고 어울려 놀이를 만들어 놀기도 합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이들은 아침을 열심히 놀며 즐기고 있었습니다.

우리 교실에서 아이들을 관찰하다 잠시 6세 교실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둥근 책상에 모여 들어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호기심에 아이들이 뭐하는지 다가가 보았습니다. 

컵을 가진 아이, 물통을 가지고 있는 아이...옆에 서서 뭐라고 친구에게 말하고 있는 아이... 각자 맡은 역할을 하느라 제가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놀이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좀 멀찍이 떨어져 앉아 아이들을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어찌나 신중한 표정으로 놀이에 푹 빠져 있는지 제가 뭐하고 있는지 물어보며 그 놀이를 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정말 궁금했지만, 꾹~참고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물통 속의 물을 컵에 각자 따라 부었다가 다시 물이 담긴 컵을 물통 입구에 갖다대고 물을 부어 넣기도 했습니다. 물을 부어 옮길 때에는 물 한방울 쏟아질세라, 있는 집중력을 다 쏟아붓고 있었습니다^^

더 신기한 것은 컵에 담긴 물을 하나도 흘리지 않고 주둥이가 작은 작은 물통에 붓는 아이의 모습이였습니다. 정말 단 한 방울도 쏟지 않고 물을 부어내더라고요.

한참을 이리저리 물을 옮겨 붓다가 여자 아이 한 명이 저에게 컵을 하나 들고 다가왔습니다.

"엄마~! 이거 마셔봐" (유치원 아이들이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를때가 있습니다)

 

'앗~! 뜨악~!' 푸하하하하 저는 아주 크게 웃었지만 마음은 안 웃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이 이쁜 마음으로 제 생각을 하며 갖다준 것이긴 한데... 놀이과정을 다 지켜본 저로써는..선뜻! 마셔내기가 힘들더군요^^

색깔도 사진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히끄리멍덩~(?!) 한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생긴 정체 불명의 물이였습니다.

저에게 컵을 건네며 한 마디 더 던집니다.

"우리가 커피 놀이해서 만든거야 마셔봐~"

아이들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물이 담긴 물통에서 나온 물이고 단지 그 물들이 섞여 있을 뿐이였던거죠...^^

저는 "꼴깍~" 하며 한모금을 마셨습니다. 그런데 그 물에서는 숭늉 맛이 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 이 커피에서는 누룽지 맛이 나는데?" 라고 했더니 컵을 건넨 여자 아이 왈

"응~! 맞아.. 그거 보리차랑 다른 친구 물이랑 다 섞어서 그래..."라고 대답합니다. ^^

저는 그 친구의 대답을 듣고 아주 크게  하하하하하하 웃었습니다. 아이들은 말 그대로 커피놀이를 하고 있었던겁니다. 부모님 따라 커피숍에 따라가서 본 걸까요? 컵에 이 물 조금, 저 물 조금을 부어내어 잘 흔들어주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남자친구는 "커피 사러오세요. 맛있는 커피요" 라고 하며 손님을 불러모으기도 했습니다. 어른들 보다 훨씬 장사를 체계적으로 해나가고 있었습니다. ^^

 

그날 커피 가게는 인기가 많았고 손님들로 북적였다는 소문이....ㅎㅎ; 긴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참으로 많고 재미 난 놀이들을 만들어냅니다.

어떤 여자아이들은 머리를 귀신처럼 풀어해칩니다. 그러고는 방울과 삔을 복도 탁자에 두고 삔가게 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물론 선생님에게도 예외는 없습니다.

아주 비싼 값을 흥정하며 선생님에게 바가지 요금을 덮어씌우기도 합니다.^^또한 남자친구들은 블록을 가지고도 강아지를 만들고 로켓을 만들고 비행기를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는 끝이 없는가 봅니다~이런 놀이들을 하며 친구와의 관계 또한 돈독해지고 자신의 생각과 맞는 친구와 함께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놀이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내일은 어떤 모습으로 어떤 놀이를 할까요?? 기대해봅니다....^^

by 엉뚱유리 2012.11.30 09:00
  • 골목대장허은미 2012.11.30 21:30 신고 ADDR EDIT/DEL REPLY

    슨샌님~~글이 갈수록 재밌어지고 잘쓰시는데요~ㅋ 팬입니당^^
    아이들이 만든 커피 저도 먹어보고 싶으네요~

    • 엉뚱유리 2012.12.09 22:45 신고 EDIT/DEL

      ㅎㅎㅎ골목대장허은미님~^^
      감사감사! 합니다요~ 저 또한 팬입니당

  • 은지아빠 2012.12.04 10:12 신고 ADDR EDIT/DEL REPLY

    그 창의적이고 맛난 커피에 들어간 숭늉은 은지의 물병에서 나온 것이군요.
    그리고 팬 한명 추가합니다. 이렇게 재밌게 잘 쓰시는데 그동안 창작의 욕구를 감추어두고 사시느라 얼마나 힘들었까요? ㅎㅎ

    • 엉뚱유리 2012.12.09 22:46 신고 EDIT/DEL

      은지아버님~^^
      부족한 제 글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팬 해주신다하시니,, 감동입니당~ 더 열심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당~ 앞으로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욤~^^

  • 정찬양선생님 2014.02.01 15:33 신고 ADDR EDIT/DEL REPLY

    은지아버님~^^부족한제글읽어주시는것만으로도감사한데..팬해주신다하시니,,감동입니당~더열심히쓰도록노력하겠스니당~앞을도재미있게읽어주세욤^^

 우리 반의 공동체

우리 반은 큰 공동체가 3개 있습니다. 흔히 분단이라 부르는 것을 저희는 공동체라 합니다. 한 공동체 안에 보통 8명의 친구가 있습니다. 여러 친구들과 친해지라고 한 달에 1번씩 제비뽑기를 해서 공동체를 정하는데, 이번에는 추석 명절과 여러가지 행사로 좀 늦어져 며칠전에야 10월달 자리뽑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1,2,3이라는 숫자가 적힌 쪽지를 꼭꼭 접어 아이들이 직접 제비뽑기를 해서 새로운 공동체가 정해집니다. 모든 친구가 다 뽑은 후에 같이 "펼치자"하는 소리에 펼쳐서 자기가 뽑은 공동체를 알게 됩니다.

오랜만에 해서였을까요? 우리 아이들 뽑는 거 자체도 너무 좋아하고 뽑은 후에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ㅋㅋㅋㅋ

어려운 시험에라도 합격한 마냥 함께 뽑은 번호 쪽지를 맞대며 환성을 지르고, "야야! 니는 몇번인데?"물으며 친구의 번호를 확인하는 가 하면, 혼자서 자기가 뽑은 쪽지를 들고 떼굴떼굴 구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번호를 뽑은 친구끼리 미리 앉을 자리를 정하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이 아이들을 이리도 기쁘고 즐겁게 했을까요?? 어른들이 생각했을 때는 정말 별거 아닙니다. 이쁜 종이도 아니고 이면지 종이에 적힌 숫자 쪽지 하나 뽑았을 뿐입니다.

자리도 계속 앉는 자리가 아니라 한 달에 1번 바뀌는 자리임에도 이리 기뻐하는 우리 반 아이들 때문에 너무 웃음이 나와 저 또한 함께 웃으며 이 모습을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우리 아이들의 표정이 보이시나요?ㅎㅎ

부동산 중개업자인가??ㅋㅋ

한바탕 웃음 바다가 지나고 집에 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바뀐 공동체에서 자기가 앉게 될 자리도 이번에는 스스로 정해서 앉아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맘에 드는 친구를 찾아 나란히 앉는 녀석들, 선생님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는 녀석...친구들이 선택하고 남은 자리에 앉는 배려깊은 녀석까지.. 각양각색이더군요.

그런데!! 그 평화롭던 순간.......

저는 배꼽이 떨어지는 줄 알았답니다.;;; 그 사건의 전말은 이러합니다.ㅋㅋㅋ

1번 공동체를 뽑은 한 남자친구가 창문 옆 자리에 가서 의자를 빼며 "나는 요~~~기 앉아야지~!" 하는 순간!! 어디선가 달려온 다른 남자친구가 하는 말...

"야~! 거기 앉지마라!  내가 앉아 봤는데 낮에 계속 햇빛이 세게 비쳐가지고 엄~~~청 뜨겁더라 그자리 안좋다. 다른 자리에 앉아라" 

푸하하하하하 ㅋㅋㅋㅋㅋ

사실 그 아이 말대로 그 자리는 오전부터 점심시간까지 햇빛이 많이 들어오긴 합니다. 그 자리에 앉아 불평불만 한 마디 없던 친구였는데, 거기 앉으려는 친구를 보니 이심전심이라고 꽤나 걱정이 됐었나 봅니다. ^^;

요로코롬 귀여운 녀석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요럴 때는 정말 화나게 한 모든 일들이 다 용서가 됩니다. (부모님들의 마음도 이런 마음과 조금 닮아 있을까요~?ㅎㅎ)

제비뽑기 하나로 기쁨, 즐거움, 따뜻함, 감동, 재미남, 배려심....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얻었습니다. 이것이 아이들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by 엉뚱유리 2012.10.19 09:00
  • 2012.10.19 11:03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산비타민 2012.10.21 17:10 신고 ADDR EDIT/DEL REPLY

    선생님의 글을 보니~ 우리반에도 제비뽑기를 해봐야 겠어요~ㅋㅋ
    과연 우리반의 명당자리는 어디일까? 기대되는 군요 ㅋㅋ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엉뚱유리 2012.10.21 18:48 신고 EDIT/DEL

      산비타민님~안녕하세요^^ 글 재미있게 잘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산비타민님께서도 아이들을 만나시는 분이신가봅니다. 제비뽑기 결과가 궁금하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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