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엉뚱 소녀를 소개합니다.
저희반에는 엉뚱한 생각으로 가끔 친구들과 선생님을 즐겁게 해주는 여자 아이가 있습니다.(엉뚱소녀라 부르겠습니다^^)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수준은 아니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행동들로 배꼽잡게 만들죠..
하루는 친구 한 명과 노는데 바닥에 누워 꿈틀 꿈틀 움직이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도무지 무얼 하는 모습인지 알 수 없는 행동이였죠.. 친구는 자신의 옷으로 엉뚱소녀의 몸을 감쌌고 엉뚱소녀는 몸을 좌우로도 흔들고 땅에서 몸을 들썩이며 '파닥파닥'거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궁금함을 못 이기고 질문을 했습니다.
"얘들아..근데 너희 무슨 놀이하는거야?"
"우리요? 물고기 잡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그 순간, 웃음이 터져 한참을 배 잡고 웃었드랬죠.. 그러고 보니 정말 물고기 잡는 어부와 그물안에서 파닥거리는 물고기의 모습이였습니다^^ 그물에 잡혔음에도 저리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파닥거리는 물고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오늘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차량지도를 끝내고 교실에 오면, 아이들의 컨디션도 살피고 노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엉뚱소녀의 모습에도 살짝 기대해봅니다. 오늘은 어떤 엉뚱한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해보는 것이죠..^^
그 날도 어김없이 아이들은 오전시간을 즐겁게 뛰놀며 친구들과 재잘거리기에 바빴습니다. 엉뚱소녀도 여기저기 다니며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습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부자연스러웠다는게 더 맞는 말일까요?!
뭔가 어정쩡한 자세로 걸어다니고 한 곳에 앉아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단 조금 더 관찰 해보기로 하고 저는 아침에 해야 될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여자 친구들 몇 명이 제 옆으로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을 때였습니다.
엉뚱소녀도 뒤뚱뒤뚱 거리며 제 옆으로 와 앉았습니다. 왜 저렇게 걷는게 이상할까? 하고 보는 순간...
아......'우리의 엉뚱소녀 오늘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구나' 하며 "빵" 터진 웃음으로 엉뚱소녀를 바라보았죠..
무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십니까~?
저는 물었습니다.
"모자를 왜 깔고 앉아 있어?"
"아~ 이거요? 알품는데요" 라며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엉뚱소녀...^^
"품고 있는 알 좀 보여줄 수 있어?" 라고 하니..
"네!"라며 거침없이 대답했습니다.
자신의 모자 속에 색색의 블록을 넣어 두고 알을 품고 있었던 엉뚱소녀...색색의 블록 알들이 부화하면 어떤 새끼들이 나오는 걸까요? ㅋㅋ;;
옆에 앉아 있던 친구들도 달려들어 "보자보자보자" 하며 엉뚱소녀의 모자 속 알들을 관찰하기에 바빴습니다.
"알품기 재밌어?" 라고 묻는 친구도 있고, 마냥 재미 있는지 "하하하하하" 웃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저에게 당당하게 품은 알들을 보여주고 다시 앉아 열심히 알을 품는 엉뚱소녀..그녀의 알품기는 오전 시간내내 계속 되었습니다. 그리고....그 날의 점심시간...엉뚱소녀는 그 모자를 둘러쓰고 밥을 먹고 점심시간 내내 떼어낸 모자를 쓰고 다니며 즐거워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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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엉뚱선생님의 엉뚱제자군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