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7세 아이들을 졸업시키고 2013년도에는 6세 아이들을 맡게 되었습니다. 다시 새로운 아이들과 지내는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새로운 아이들과 만나면 이야기 거리가 많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아이들과 햇살좋은 날 유치원 놀이터에 나가놀았던 날 있었던 이야기 입니다.
신발을 벗는 것이 더 편한 아이들
사실, 요즘 아이들 더러운 것이 제 몸에 묻는걸 무척 싫어합니다. 깔끔하게 차려 입은 옷과 깨끗한 환경을 늘 대접(?!) 받아 온 터라 결벽증이 있는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인 아이도 있을 정도 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그런 생각들은 어른들이 만드는 것 같습니다.
우리 반 아이들 놀이터에서 마구마구 뛰어놀다 갑자기 한 아이가 뛰어와서 제게 말합니다.
"엄마! 나 신발벗어도 돼?" 라고 말입니다.
"신발? 그래~! 벗어도 돼!" 라고 자신있게 대답해주면서도 어머니들께서 흙으로 더럽혀진 양말을 보고 지으실 표정이 먼저 떠오른게 사실입니다. ^^;;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의 잔소리와 선생님의 걱정같은건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여자 친구 한명이 신발을 벗고 논 것으로 시작하여 남자 아이들 까지도 신발을 하나 둘 벗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저에게 묻지 않고 그냥 신발을 마구 벗어두고 가는 것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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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벗은 아이들이 하나 둘 모래 바닥에 주저 앉아 놀기도 하고 발로 마음껏 모래를 밟고 뛰며 옷에, 잔뜩 흙을 묻히며 놀기 시작했습니다. 손에 묻고 옷에 묻는 모래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이뻐 '옷 털면서 놀아라' '흙 묻을라 조심해라' 등등의 잔소리는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기다려주면 할 수 있어요
그러던 중 한 여자 친구가 자신의 신발을 벗으려고 친구들이 신발을 벗어둔 곳에 오게 되었는데,가지런히 신발을 정리정돈 하는 것이였습니다. 그런 친구의 모습을 봐서인지 정리 정돈 해둔 신발 곁에 신발을 벗으러 와서는 바르게 앉아 신발을 차분하게 벗고 친구가 해둔 대로 멋지게 정돈해서 자기 신발을 벗어두고 가는 것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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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과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격차가 큽니다. 물론 어른이라 해서 뭐든 아이보다 더 잘하고 실수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서툰 행동에 어른들은 기다려 주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재촉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아이가 신발 정리 하는 것을 보면서 ' 아..어른들이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면 아이들도 서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스스로 찾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하나 신발 바르게 정리하라고 시킨일도 아니였지만, 아이는 스스로 신발을 바르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참 기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으며 재미있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라디오 방송 광고에서 '아이를 기다려주세요'라는 문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기다려주는 것에 서툰 어른님들^^ 우리 아이들을 기다려줍시다~ !!
오늘도 아이들에게서 또 하나 배웁니다~ 아이들아 너희들이 나의 스승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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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오랫만에 만나는 반가운 글에 울림마저 더 하시는군요.
기다릴 줄 아는 부모가 되어야 할텐데요. 반성, 고민..... 이런 단어가 맴도는 아침이네요.
고맙습니다.
ㅎㅎㅎ아버님 저의 글도 기다려주셨듯이 아이들도 기다려주심 될 것 같아요~사실 저도 답답한 마음에 해주려고 손을 뻗을 때가 종종 있어요;;ㅠㅠ 아이들은 기다려주면 다 ~ 할 수 있대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선생님, 전 신발 정리 하기도 놀이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신발이 잘 정리된 곳에 가서 신발을 가지런히 벗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
어른들이 기다려주기도 해야겠지만...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람직한 본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